2주일마다 한번씩 아파트단지까지 찾아와 책을 빌려주던 구청의 차량이동문고가 이달 들어 갑자기 사라져버렸기 때문.
지난해 하루 평균 1백여명꼴로 연간 3만2천여명의 구민이 13만권의 책을 빌려보며 애용했던 이동문고가 폐지된 것은 구의회가 이동문고 운영예산 1억여원을 전액 삭감한 데 따른 것이다.
구의회측은 “도서대출 사서와 차량 운전사 등의 인건비가 높아 예산 집행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동(洞)문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이동문고가 폐지된 것은 비단 노원구뿐만이 아니다. 97년까지만 해도 전구청이 이동문고를 운영했으나 지난해부터 하나둘씩 사라지더니 지금은 용산 동대문 강서 중랑 성북 강북 도봉 은평 구로 서초 등 10개구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시립이나 구립도서관, 동문고 등 주민들의 독서편의를 위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이동문고가 없어졌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노원구 상계9동의 주부 김연미(金姸美·42)씨는 “동문고를 이용하려고 가봤지만 책 종류가 빈약해 볼 만한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노원구민 8백여명은 최근 “이동문고를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갑자기 없앤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폐지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구의회에 폐지철회 청원서를 제출했지만 기각당했다.
이동문고 존속을 주장해온 노원구의회 한능박(韓能博·47)의원은 “의원들이 자신들의 업무추진비는 늘리면서 주민들을 위한 이동문고 예산을 없애 구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청 박순광(朴順光)문화공보과장은 “이동문고가 아파트 주민과 영세민들에게 훌륭한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동문고의 운영방식을 개선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얼마든지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보 전화 02―361―0467(낮시간), 팩스 02―361―0426∼7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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