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21/카센터 바가지요금]대학원생 2명 취재기

  • 입력 1999년 4월 28일 19시 36분


카센터의 직원들은 의외로 진지하고 친절하게 대했다. 금방 교체한 부분을 또 다시 갈아 끼우면서도 그들은 너무나 친절했다.

차라리 불친절했더라면 덜 우울했을지도 모른다.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모르고 자신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는 정비사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

뻔한 속임수 인 줄 알면서 속는 것보다는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고 속을 때가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 안전을 누구에게 믿고 맡겨야 할지 난감한 생각이 든다.

기술자들이 자신의 재능을 정직하게 사용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기술자’라기 보다는 ‘전문인’의 소양을 갖춰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무리일까. 갑자기 단골 카센터 아저씨를 다른 눈으로 보게 된 것이 안타깝다. 단지 뜨내기 손님과 단골 손님에 대한 대우가 다르기만을 바랄 뿐이다.

박지희(연세대신문방송학과 대학원 석사 3학기)

차를 5년 정도 몰았지만 스스로 보닛을 열어본다거나 차의 고장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인근 카센터에 그저 차를 맡기고 돈을 주고 찾아온 것이 고작이다.

카센터의 바가지는 언론이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어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실상을 알게됐고 차를 제대로 타고 다니기 위해서는 정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병이 없는 사람도 돈벌이에 눈이 먼 의사가 무조건 주사를 놓거나 안해도 되는 수술을 하면 오히려 병이 생긴다. 차도 마찬가지다. 아직 쓸만한 부품을 갈아버리거나 새로 교체한 부품을 또다시 바꾼다면 차의 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물론 자원의 낭비도 심각할 것 같다.

취재중 들은 한 카센터 직원의 말이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여성 운전자들이 속지 않기 위해 남성을 대리인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카센터는 여성운전자를 ‘손님’이라기 보다는 ‘좋은 사냥감’으로 보는 것 같아 정말 우울하다.

박주연(연세대신문방송학과 대학원 석사 1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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