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에 오른 지 3년만인 지난해 현대에 첫 우승을 안겨줬던 승부사. 그러나 지금은 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드림리그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5일까지의 5연패 기록은 97시즌에 한차례 있었던 치욕의 기록.
지난해 시즌에 선발투수 5명 모두가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던 현대. 여기에 올해는 12억원의 거금을 들여 LG에서 투수 임선동을 데리고 오는 등 지난해보다 오히려 전력이 보강됐다.
그러나 올시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년차 김수경만이 제몫을 하고 있을 뿐이다. 타격도 지난해 쿨바의 자리를 빼앗은 용병 카날리가 퇴출 1호로 꼽히는 등 최악의 상태.
이렇게 되자 김재박감독의 지휘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않기로 유명해 ‘공자’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는 김감독.
하지만 그는 21일 롯데전에서 어이없이 속출한 실책으로 경기를 놓치자 선수들을 소집해서 “정신 똑바로 차려라”며 호통을 쳤다. 그는 또 ‘본헤드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10만원의 벌금을 물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래도 현대의 연패는 계속돼 5연패를 기록했고 26일 간신히 1승을 챙겼다.
그러자 김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27일 주장 김경기와 ‘12억원의 사나이’임선동을 2군으로 강등시킨 것. 분위기 쇄신차원의 특단의 조치였다.
김재박감독의 ‘대수술’이 맞아 떨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