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엿보기]『인터넷 관련社 주식 과대평가주의』

  • 입력 1999년 5월 2일 20시 09분


「튤립 공황」이란 말이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튤립 구근(球根)에 대한 투기가 일어 생겨난 공황이다. 이듬해 수확이 예정된 선물거래 가격은 두세번씩 문서거래를 통해 값이 엄청나게 뛰었다. 마침내 1637년 2월 가격이 일시에 폭락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파산했다.

투기바람이 불면 가격은 상품의 실제가치와 무관하게 오른다. ‘사자’ 주문이 몰려들면 가격은 계속 오르고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로 매입세가 다시 형성되는 것.

1929년 미국의 대공황 땐 ‘라디오 공황’이 빚어졌다.

갓 등장한 라디오에 사람들은 매료됐고 ‘아메리카 라디오사’가 앞으로 엄청난 수익을 남길 것이라는 ‘집단적인 기대’가 형성됐다. 주가가 하루에 20∼30%씩 오르기도 했으며 1929년 1∼10월 사이에 5배 이상 올랐다. 그러나 10월24일 검은 목요일엔 주가가 단 하루 만에 60%나 떨어졌다.

요즘 미국 뉴욕증시의 인터넷주가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회사이름이 ‘.com’으로 끝나면 무조건 주가가 오른다.

인터넷투자조사기관 ‘드레멘 밸류사’는 최근 “야후 아메리카온라인(AOL) E트레이드 등 주요 인터넷관련 회사의 주식이 최고 5배까지 과대평가됐다다”고 경고했다. 현재 1백89달러인 야후 주식의 적정주가는 31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미연방지불제도이사회(FRB)까지 나서 인터넷주식의 거품현상을 경고했다.

거품. 언젠가 꺼지기 마련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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