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우선협상시한인 2일 밤 늦게까지 미국 뉴브리지캐피털과 제일은행 인수가격을 논의해 견해차이를 상당부분 좁히는데 성공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제일은행 자산부채 초과분에 대한 양측의 가격차가 3조원에서 1조5천억원대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금감위는 뉴브리지측에 정부의 최종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측 최종안의 기본원칙은 제일은행자산(여신)은 시가로 평가하는 대신 핵심예금등 부채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을 받는다는 것.
▽‘칼자루’는 우리 정부에〓뉴브리지 컨소시엄을 대하는 금감위의 입장은 느긋하다. 작년말 뉴브리지와 교환한 양해각서(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원점에서 협상을 다시 시작해도 한국의 경제상황이 호전된 만큼 불리할 것이 없다는 것.
최근엔 국내 대유리젠트증권에 지분참여를 하고 있는 영국의 리젠트퍼시픽그룹이 뉴브리지보다 유리한 조건에 제일은행 인수의사를 밝혀와 한국측의 입지가 더욱 유리해졌다.
▽조급해진 뉴브리지〓뉴브리지는 당초 제일은행의 정상여신까지 부실여신으로 분류하며 우리측에 7조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최근엔 일부 양보했다.
뉴브리지의 협상 실무책임자인 샨 이사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들의 입장을 홍보하고 나선 것도 조급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은행 인수후보인 HSBC와 달리 뉴브리지는 제일은행을 직접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시킨 뒤 비싸게 파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만한 투자대상은 흔치 않다는 것.
▽앞으로 어떻게 되나〓양측이 인수조건에 완전 합의하면 뉴브리지캐피털은 약 한달동안 제일은행 자산부채를 정밀 실사한다. 이후 5월말이나 6월초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
뉴브리지는 협상타결을 전제로 제일은행에 대한 실사기간이 1개월로는 부족하다며 이를 더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뉴브리지와 협상이 결렬되면 정부는 제일은행을 다시 리젠트퍼시픽그룹 등을 대상으로 국제 경쟁입찰에 부쳐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다.
금감위는 제일은행 해외매각에 관한 구체적인 조건 및 일정을 3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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