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시인 미당 서정주는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자화상’중)면서 일제 식민지의 암울함을 노래했었다. 종종 국가에 비유되는 우리네 아버지. 아버지는 그런 존재, 큰 산과도 같다.
그러나 어디 부정(父情)뿐이랴. ‘우리가 세상을 낳는 거다 그리하여/찢어지고 갈라내는 아픔으로/일생은 살아가는 거다/…/끝내 서서 버티는 에미소도/이 땅에 끈질기게 있어야 하는 거다’(박흥식의 ‘모서·母書’중)는 시처럼, 어머니는 거친 듯 더 강하고 그래서 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