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은 이달 26일 뉴욕과 런던 증시에서 전체 주식의 13%(4천5백만주)를 DR형식으로 외국 투자자들에게 매각할 예정. 이를 통해 마련되는 2조5천억원 가량의 자금 가운데 절반은 정부 재정에 쓰이고 나머지는 한국통신의 통신망 투자재원으로 활용된다.
그런데 최근 국내 증시에서 한국통신 주가가 5만5천원까지 치솟자 ‘해외에서 이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진 것.
한국통신 관계자는 “올해초 해외DR 발행계획을 세울 때는 주당 4만∼5만원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국내 주가를 감안하면 6만원은 받아야 한다”며 “외국투자자들이 한국통신의 투자가치를 이렇게 높게 보아줄지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더구나 상반기로 예정했던 시내전화요금 인상계획이 연기된데다 한국통신에 앞서 해외DR를 발행한 한전이 기대에 못미친 점도 DR발행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해외DR발행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측은 뉴욕 런던 도쿄 싱가포르 등에서 투자설명회(로드쇼)를 가진 후 25일에야 최종 DR예정가를 공표할 계획. 이 때 예정가가 국내 주가보다 낮을 경우 한국통신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안병엽(安炳燁)정보통신부차관은 “해외DR예정가가 국내 주가보다 낮으면 ‘국내 증시에 내다팔지 왜 헐값에 외국인에게 파느냐’는 여론의 압력 때문에 DR발행을 강행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경우 투자설명회 등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DR발행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 한국통신 경영진은 속만 태우고 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