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日 도쿄大 야구부 92연패뒤 1승

  • 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26분


92연패 끝의 1승. 일본 도쿄(東京)대 학생과 동문의 숙원이 마침내 이뤄졌다.

8일 도쿄 진구(神宮)구장에서 열린 도쿄 6개대학야구 봄철리그전에서 메이지(明治)대를 4대1로 꺾은 것이다. 도쿄대는 지금까지 메이지대에 92연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75년 봄에 이겨본 뒤 24년만의 값진 우승이었다.

‘만년 야구꼴찌’ 도쿄대의 쾌거는 아사히신문 등 종합일간지의 체육면과 사회면에 크게 보도될 만큼 화제가 됐다.

도쿄대 야구부는 어렵기로 소문난 입시관문을 뚫고 입학한 학생들 중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팀이어서 야구특기생도 상당수인 타 대학팀과 현격한 실력차가 있다.

더구나 메이지대는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의 호시노 센이치(星野仙一)감독 등을 배출한 야구명문. 이런 메이지대와 상대하게 되면 도쿄대야구부는 호랑이를 만난 토끼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메이지대 격파’라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자 동문후원회 ‘도쿄대를 우승시키는 모임’회원과 재학생 등 응원단은 열광했다.

동문후원회 다나카 도미야(田中富也)회장은 “1백연패를 당하지 않고 21세기를 맞게 됐다”며 기뻐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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