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응노화백 유작 2점 광주시에 기증

  • 입력 1999년 5월 12일 11시 12분


8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려 화제를 모았던 고암 이응노(顧菴 李應魯)화백의 유작 2점이 5·18 제19주년을 앞두고 광주시에 기증됐다.

이화백의 미망인 박인경(朴仁景·74·동양화가)씨는 10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편의 유언에 따라 ‘군상(群像)’시리즈 가운데 2점을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군상 시리즈는 남편이 80년 5월의 광주를 먼 이국에서 지켜보면서 조국에 대한 애정과 고뇌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가 기증한 작품은 이화백이 82년과 86년에 각각 그린 것으로 특히 82년작은 계엄군의 폭압에 맞서 싸우다 쓰러진 광주시민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걸작으로 꼽힌다.

이화백은 일제시대 선전(鮮展)에 입선한 뒤 58년 파리로 가 동서양을 넘나드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뤘으며 67년 동베를린사건에 연루돼 2년여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89년 8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한편 광주시립미술관은 11일부터 30일까지 ‘고암 이응노 추모 10주기―통일무(統一舞)’전을 통해 이화백의 작품 1백50여점을 선보인다.

〈광주〓김 권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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