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술」루이스 멈포드 지음 김문환 옮김 민음사 200쪽 10,000원
기계화와 정보화는 삶을 바꾸고 문화예술도 변화시킨다. 대량생산과 복제의 시대, 인간에 의존했던 전통적인 개념의 문화예술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두 권의 책은 이에 대한 고뇌의 흔적들이다.
‘통합의 가능성을 꿈꾸는 KAIST 사람들’이란 부제가 붙은 ‘디지털시대의…’는 한국과학기술원의 인문학 이공학 교수 10여명이 공동 집필한 책. ‘디지털문화시대’‘디지털문화의 공급 사슬 관리’‘디지털문화예술 발전에 관하여’‘디지털 서사의 문학’ 등 멀티미디어시대 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의 만남을 모색한 글들이 실려 있다. 특히 컴퓨터를 통해 음악 미술 등 여러 장르의 예술 활동에 직접 참여해온 이공학 교수들의 체험이 잘 드러나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들은 “예술은 존재하겠지만 그 형식은 크게 변할 것”으로 전망한다. 예술은 인간만의 것일 수 없다는 말. 인간의 의식 지능 감성을 지닌 컴퓨터가 등장한다면 예술은 물론 인간 존재를 바라보는 패러다임 자체가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개요.
‘예술과 기술’은 미국의 건축 및 문화비평가인 루이스 멈포드의 역저. 50년대판을 다시 번역한 것이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기계문명에 대해 회의적이다. 기계문명에 대한 과도한 숭배가 예술의 패배, 인간성 상실, 현대문명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계문명의 전복이 아니라 예술과 기술, 인간적인 것과 기계적인 것의 조화와 균형을 갈구하고 있다. 50년대의 글이긴 하지만 환경의 중요성을 예견한 생태주의적 세계관 등이 돋보인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