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대사관의 패트릭 리네핸 공보관(46)이 3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28일 귀국하기에 앞서 한국기자들에게 보낸 충고다. 그는 한국에서 대통령선거, 금융위기 등 굵직굵직한 경험을 하며 많은 한국기자들을 상대한 덕분에 놀랄만큼 한국언론 사정에 정통하다.
비록 환송식사 자리에서 “충고 한마디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말문을 열었지만 그는 사례를 제시하며 한국언론을 위해 따끔한 충고를 남겼다. 1면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미 CNN방송이 평양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했다는 ‘오보’를 싣고 나서 말미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CNN본사는 이를 부인했다”는 해명을 덧붙인 신문, 미국의 제임스 레이니 전 대사와 샘 넌 전 상원의원의 방북기사를 게재하면서 이들이 코카콜라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북한과 코카콜라의 비밀합작사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작문’을 해버린 신문 등.
리네핸공보관은 미 대사관에 확인했더라면 이런 잘못은 피할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틀린 기사가 게재돼 해당 신문에 설명을 해도 시정이 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언론의 장점도 말해줬다. 경제위기 초기 미국 등 외국언론 탓이라고 비난하던 한국언론이 곧 “우리 스스로 위기를 초래했다”는 자성의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방형남기자〉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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