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눈앞에 둔 92세 노파(김금지 분). 그리고 그의 과거, 먼 과거를 상징하는 50대(이용이) 20대(손봉숙) 두 여자와의 대화를 그린 연극. 에드워드 올비 극본으로 배우들은 각기 다른 인물을 연기하지만 결국은 한사람의 내면을 표현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여성의 시각에서 본 삶과 죽음, 소통과 단절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씨줄날줄처럼 엮여진다.
60년대 국립극단 시절부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따라지의 향연’등에서 정념을 발산해온 김금지는 “후배들과의 ‘기싸움’에 지지않으려 대본이 너덜거릴 정도로 연습한다”며 털어놓는다.
이용이는 이 연극에서 중년의 간병인으로등장한다.“20대처럼편협되지도 않고 노인처럼 무감각하지도 않는 중년의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세명 중 실제로 가장 키가 큰 손봉숙도 만만치 않다. 비참하게 늙어가는 자신의 미래상을 보고 “절대로 저렇게 늙지않겠다”고 다짐하는 20대 역할이다. 겉으로는 당당해보이지만 현실에 대한 불만과 헛된 감상으로 가득찬 젊은 여성을 세련되게 표현, 관객의 동정심을 자아내겠다고 자신한다.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연강홀에서 6월20일까지. 연출 강유정. 화수 오후7시반 목금토 4시 7시반, 일 3시(월 공연쉼). 3만(S석) 2만(A석) 1만2천원(B석). 02―764―3375.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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