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응원석은 찬물을 끼얹은 듯 착 가라앉아 있었다. 누가 봐도 승부는 이미 끝이 난 거나 다름 없었다.
이 순간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났다. 맨체스터의 테디 세링엄이 바람과 같이 볼을 몰고 가더니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승부는 원점. 그러나 이것도 한순간. 이번엔 군나르 솔스크야에르가 전광석화같이 역전골을 뽑아내 버렸다. 뮌헨 선수들은 귀신에 홀린 듯 넋을 잃고 서 있었고 맨체스터 선수들은 기쁨에 겨워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또 하나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98∼99유럽챔피언스리그 축구대회 결승전은 이처럼 극적이었고 챔피언스리그 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다.
잉글랜드 축구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7일 바르셀로나 누캄프 구장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31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1부리그)와 FA컵에서도 우승한 맨체스터는 이날 승리로 시즌 3관왕에 오르며 명실 상부한 유럽 최강의 축구팀으로 부상했다.
이날 경기는 분데스리가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다잡았던 승리를 놓친 통한의 한판. 뮌헨은 전반 6분 마리오 바슬러가 프리킥을 침착하게 골로 성공시켜 1대0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맨체스터는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1위 요크와 베캄 기그스 등 호화 군단을 앞세워 만회골을 노렸으나 뮌헨의 강철 수비벽을 뚫지 못한 채 고전했다.
페르구손 맨체스터감독은 “우리가 이겼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우리 선수들이 한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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