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상에는 1천만종 이상의 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연도태로부터의 승리자라고 할수 있다. 패배자들은 모두 멸종이라는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종의 승리가 궁극적으로는 그 종의 멸종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초식동물 중에는 너무나 효과적으로 새싹만 골라 뜯어먹은 나머지 먹이가 되는 식물을 멸종시키고 그 뒤를 이어 자신들까지 멸종되는 경우가 있다.
이 원칙을 뒤집어보면 가장 성공적인 기생충은 숙주에게 가장 해를 적게 끼치는 기생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식물계와 동물계를 통틀어 가장 성공을 거둔 생물은 무엇일까. 인간 중심의 기준을 적용하여 가장 성공적인 생물을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번성한 생물〓이 부문에서는 박테리아를 이길 생물이 없다.
지금 이 순간 사람의 대장 속에는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인간의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대장균과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가장 오래 전부터 존재한 생물〓이 부문에서는 지금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이 다 승리자이다.
모든 생물이 약 35억년 전에 발생한 원시 생명체들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큰 생물〓이 부문의 승리자 역시 박테리아다. 특히 성장과 번식에 광합성이나 무기물질을 이용하는 종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크다.
지구 표면이 용광로처럼 뜨겁게 변해도 무기물질이나 석유에서 에너지를 얻는 박테리아들은 지표에서 몇 ㎞나 떨어진 지하에서 삶을 계속할 것이다. 그런 상태로 수십억년이 지나면 이들 박테리아에서 진화한 고등생물이 지구상에 출현할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사회적인 생물〓이 부문의 승리자는 의심의 여지없이 개미, 흰개미, 꿀벌이다. 이들은 이타적이며 몸 구조가 복잡하고 공동체의 생활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본능을 갖고 있으며 서로 아주 단단한 유대관계로 맺어져 있기 때문에 이들의 집단 자체가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가장 지적인 생물〓이 부문에서는 역시 인간이 최고다.
▽가장 힘센 생물〓이 부문에서도 인간을 따를 생물이 없다.
인간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깨달음으로써 다른 모든 고등 생물의 생과사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생물도 보호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환경을 현명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인간들은 지금까지 환경보호에 별로 열성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