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연구에 빠진 저자는 이 ‘해저 대통령’도 역시 물고기일뿐이라며 수년간 이리저리 뒤지고 낱낱이 뜯어봤다.》
섬뜩하게 검푸른 심연(深淵). 그 밑바닥에서 오늘도 먹이감을 찾아 정처없이 유영하는 ‘바다의 폭군’상어. 이 책은 그의 연구성과를 한데 모은 상어백과사전.
화려하고 다양한 화보와 함께 책은 우선 상어의 해부학적 정체를 밝혀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강인한 턱이나 이빨과는 달리 상어는 왜 물렁뼈 투성이일까 △상어는 부레가 없다는데 어떻게 물에 뜨나 등등 TV프로그램 ‘호기심 천국’을 연상케하는 재치있는 질문과 해설이 이어진다.
저자가 소개하는 상어의 먹이사냥법. 우선 상어는 소리로 먹이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후각으로 포위망을 좁혀간다. 상어는 ‘개코’라서 1백만분의 1의 비율로 희석시킨 피냄새도 포착하는데 이는 94ℓ의 물에 떨어뜨린 한방울의 피에 해당한다. 1백m까지 접근하면 몸통의 옆줄(측선)로 움직임을 감지하고 그 다음엔 눈, 마무리로 먹이감의 미세한 전류를 감지하는 ‘로렌치니기관’(주둥이 부분에 난 수많은 구멍)을 이용해 ‘덥썩!’.
온갖 상어의 종류를 생김새 수명 먹이사냥법 등으로 분류한 것은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이다.
저자는 책 곳곳에 “상어 최대의 적은 동료 상어도, 덩치 큰 고래도 아닌 포획을 남발하는 인간”이라며 남다른 ‘상어 사랑’도 과시한다.〈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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