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실권주 투자는 무턱대고 하면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품만 팔고 실속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
지난 3월의 태평양물산과 4월의 LG건설 실권주 청약경쟁률은 각각 503대1, 485대1. 1천주 청약하면 고작 2주정도 배정받을 뿐이다. 실권주 청약을 위해 아수라장 같은 증권사 객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청약주수만큼 대금을 납입한 것에 비해서는 실속이 없다.
사정이 이런 만큼 공모기업을 모조리 섭렵할 것이 아니라 ‘골라서 청약하는’ 전략을 세워두는게 바람직할 것 같다.
첫째, 실권주 물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기업을 타켓으로 한다. 배정주식수가 많으려면 아무래도 실권주 공모규모가 커야 한다.
둘째, 실권주 청약가와 시세와의 가격괴리율이 큰 종목에 관심을 둔다.
이런 식으로 청약전략을 세우면 공모기업의 회사가치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한 증권전문가는 이에 대해 “기업가치를 따져 실권주를 고르면 십중팔구 경쟁률이 치열해 배정주식수가 단 몇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회사가 조금 처지더라도 배정물량이 많은 기업에 청약, 단기시세차익을 노리는게 실권주 투자기법”이라고 귀띔했다.
셋째, 동일한 날짜에 청약하는 기업에 주목하자. 예컨대 21∼22일에는 현대증권 등 4개사의 청약이 몰려있다. 투자자들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 ‘물량 떼기가’훨씬 수월할 전망이다.
이강운<경제부 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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