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도전21]연세대의대 뇌혈관외과팀

  • 입력 1999년 6월 1일 19시 00분


『환자가 중풍으로 쓰러졌을 때 주위에서 진정제를 먹인다, 몸을 주무른다, 손을 딴다 하면서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세대의대 뇌혈관외과팀장 이규창교수(61·신경외과)는 고혈압 환자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입이 돌아가면서 마비되면 ‘중풍이구나’하고 재빨리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늦어도 6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해야 하고 이동 중에는 환자가 구토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옆으로 눕혀야 한다. 민간요법에 따라 손을 따면 혈압이 올라가 치명적.

뇌혈관외과팀은 신경외과 이규성 허승곤 김선호, 진단방사선과 김동익, 마취과 민경태, 재활의학과 조경자교수와 수술실 정수경, 신경외과중환자실 윤영옥간호사 등으로 이뤄져있다.특히 뇌혈관의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의 수술실적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뇌혈관외과팀이교수가 75년 스위스의 야사길박사에서 현미경을 이용해 뇌혈관질환을 수술하는 치료법을 배워온 뒤 81년 팀 발족. 지금까지 뇌동맥류 환자 1천9백여명을 수술했다. 팀원들은 생존율 96%, 정상회복률 84%의 수술 성공률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91년 미국신경외과학회지에 ‘세계적으로 수술결과가 가장 좋다’는 내용이 게재됐고 96년 미국의 신경외과학 교과서에 같은 내용이 실려있다.

이교수는 “팀원들은 수술 10일∼2주에 퇴원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가 ‘모범’을 보인다. 7시간이 넘게 걸리는 수술이 예상되면 전날 저녁부터 물을 마시지 않는다. 수술 중 소변을 피하기 위해서다.중풍과 뇌동맥류이교수는 “중풍은 97년 현재 10만명 당 73.5여명의 목숨을 앗아가 국내 사망원인 1위”라고 설명. 주로 고혈압을 방치해서 생긴다. 허승곤교수는 “헬스클럽에서 무거운 것을 들다가, 전화를 받다가 또는 말싸움하다 쓰러질 경우 안정을 취한다고 집에서 쉬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 상가에서 곡하다가 또는 성관계 중 쓰러지는 경우도 있는데 ‘복상사(腹上死)’의 경우 중풍으로 인한 것이 심장마비로 인한 것 보다 많다.

이교수는 “고혈압은 병이 아니며 운동으로 쉽게 호전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혈압이 높으면 담배를 끊고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뇌동맥류에는 전인구의 2∼5%가 걸려 있으며 10만명 중 15명이 출혈로 병원을 찾는다. 일단 혈관이 터지면 30∼40%가 병원에 오기 전에 숨진다. 40∼50대가 60%를 차지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1.4배 많다.

혈관이 살짝 터졌을 경우 바로 치료받으면 90% 이상 정상생활이 가능. 머리에서 ‘찡’ 소리가 나면서 터질 듯 아프거나 등줄기로 ‘지르르’ 무엇인가 흐르는 느낌이 들면서 식은땀이 나면 지체없이 병원으로 가야한다.

뇌혈관이 부풀어 올랐지만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공명혈관촬영(MRA)으로 이상을 알아내 치료받는 것이 최선이다. 뇌혈관의 부푼 부분을 클립으로 단절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고(그래픽 참조) 최근에는 부풀어 오른 부위에 백금코일을 넣어 치료하기도 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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