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이유없는 성공없다

  • 입력 1999년 6월 3일 19시 13분


정은순(28·삼성생명)과 전주원(27·현대산업개발)은 한국여자농구의 기둥이자 주부선수.

이들과 과일에 얽힌 이야기 하나.

전주원은 지금도 귤을 보면 혼자 피식 웃는다. 귤 한개 때문에 그가 농구를 시작했기 때문. 전주원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운동을 해보라는 아버지의 성화에 못이겨 선수공개선발에 응시했다.

1백90명의 응시자 중 12명을 뽑는데 농구를 해본 적이 없는 전주원은 당연히 낙방. 하지만 선발대회가 끝난 뒤 낙담하고 있던 그에게 한 심사위원이 귤을 하나 건넸다.

성격이 명랑한 그는 낙방사실을 잊은 채 귤을 그 자리에서 까먹었고 그의 막히지 않은 성격을 본 심사위원이 적극 추천, 농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반면 정은순은 지금도 바나나를 보면 질색한다. 어린시절 집안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어머니가 과일장사를 했다. 어느날 어머니가 장사를 하기 위해 바나나를 한 소쿠리 가져왔는데 어머니가 장사나가는 것이 싫었던 정은순은 ‘방해작전’으로 밤새 바나나를 먹어치웠다. 배탈은 났지만 ‘작전’은 성공했다.

어려서부터 적극적 성격을 지닌 이들이 바로 지금 한국여자농구의 주인공들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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