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신도시(경기 부천시)내 포도마을에 사는 이환희씨(38·여)는 출퇴근길이 지옥같다.
이씨의 직장은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학교. 그러나 중동신도시와 부평을 연결하는 버스 노선이 하나도 없다. 때문에 송내역까지 나가 전철을 타야 하지만 포도마을에서 전철역까지의 교통편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마을버스는 한 대도 없고 시내버스는 10분정도 걸어나가야 탈 수 있는데 그나마 2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씨는 하는 수 없이 지난해 말 자가용을 구입했다. 그러나 자가용 출퇴근도 불편하긴 마찬가지. 중동신도시와 부평간을 연결하는 주도로는 경인고속도로와 경인국도 등이 있지만 모두 신도시 외곽으로 한참 돌아가기 때문에 신도시 주민들 중 상당수는 중동대로와 부평 사이의 논밭에 난 도로를 이용한다.
그러나 농로를 포장한 이 도로는 소형차 한대가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좁은 편도 1차로로 갓길조차 없는 굽이굽이 곡예길이 2㎞가량 이어진다. 울퉁불퉁하고 패여있는 곳도 많다. 눈이나 비가 내리거나 안개낀 날은 핸들 잡은 손이 떨릴 정도다.
출퇴근길 고통은 이씨의 남편 윤모씨(39)도 매일 겪는 일.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 하는 윤씨는 마땅히 타고갈 버스가 없다. 중동신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버스노선은 9개가 있지만 모두 구도심을 거쳐 꼬불꼬불 돌아가고 그나마 영등포구 문래동과 영등포역, 신촌 등이 종착점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중동∼부평간 포장 농로는 택지개발이 완료되면 없어지게 되므로 확장이나 보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서울행 굴곡 노선 조정은 버스회사의 경영 사정때문에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