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핸드볼스코어’가 작성되고 한 게임에 10명 가까운 투수가 등판하는 경우도 다반사.
이런 와중에 당당하게 ‘고개’를 바짝 쳐들고 있는 투수 3명이 있어 눈에 띈다.
오봉옥(31·해태) 노장진(25·삼성) 이혜천(20·두산)이 바로 그들.
당초 각 팀은 이들에게 큰 기대는 걸지 않았다.하지만 이들은 ‘실질적인 에이스’이거나 없어서는 안될 ‘마운드의 소금’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올 시즌중 쌍방울에서 해태로 이적한 오봉옥은 국내프로야구 사상 전무후무한 100% 승률 타이틀(92년)을 차지한 주인공.
해태에서 구원투수로 변신한 그는 구원부문 공동4위(12SP)와 방어율 4위(2.83)를 마크하며 곽현희와 함께 팀내 공동최다승(5승)도 기록중이다.
이상윤 투수코치는 “던지고 싶은 곳에 공을 던질수 있는 배짱을 가진데다 힘과 제구력도 뛰어나 전문소방수로 계속 등판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시즌 한화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노장진은 현역 군입대 3년의 공백을 멋지게 탈출해 ‘제2의 야구인생’을 맞고 있다.
빼어난 제구력으로 방어율 2위(2.61)를 기록중인 그는 임창용과 함께 팀내 다승 공동선두(6승)로 삼성을 매직리그 단독선두로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지난해 방어율 1위(1.86) 정명원(현대)이 올시즌 방어율 4.33으로 부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이혜천(3승1패)은 왼손 셋업맨으로서는 8개구단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이 필요할 때마다 짭짤한 피칭으로 왼손투수진이 빈약한 두산마운드 승리의 중간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특히 홈런레이스 1위 이승엽(삼성)의 ‘천적’인 그는 8개구단 투수중 가장 많은 38경기에 출장중이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