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에 서울을 출발해 7시간만에 아버지 묘소에 도착한 셈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길이 막힌 것은 대통령이 현충일 행사에 참석한 관계로 교통을 통제했기 때문이었다. 톨게이트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10시 40분경 대통령 일행으로 보이는 차량들이 빠져나가자 차량 행렬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막내 동생내외는 더위와 기다림에 지친 어린아이들이 보채는 바람에 참배도 못하고 되돌아가고 말았다.
국가 최고통치권자인 대통령을 경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참배객들을 더위 속에 5시간 이상 길에 묶어놓지 않으면 경호나 질서유지가 불가능했을까.
현충일의 주인공은 호국영령과 그 유가족인데 수만명의 유가족에게 원성을 살 정도로 불편을 주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의 과잉 경호가 재발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한정화(한양대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