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부시 前미국대통령 노익장 과시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27분


조지 부시 전미국대통령이 9일 75세 생일을 사흘 앞두고 생애 세번째 낙하산 점프에 성공했다.

하얀색 항공재킷과 헬멧 차림으로 3600m 상공에서 뛰어내린 부시는 지상 1200m에서 낙하산을 펼쳤다. 착륙지점은 자신의 이름을 딴 텍사스 A&M대학 내 ‘부시 대통령 기념도서관’ 앞 잔디밭. 목표지점에 정확히 내리는 순간 대기하고 있던 보조요원들이 붙잡아 주었다.

부인 바버라 여사는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 키스를 했다.

부시는 “뛰어내리기 직전 비행기 문이 열리자 ‘아이구 맙소사’ 소리가 절로 나왔다”며 “생애 최대의 스릴 중 하나였다”고 기뻐했다.

그는 “경망스런 짓이라고 비난할 지 모르지만 나는 나이든 사람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행기에 타기 전 불상사를 염려하는 부인 바버라에게 “이번이 진짜 마지막 낙하”라고 말했던 그는 무사히 착륙한 다음 마음이 변해 “80세 때 네번째로 뛰어내릴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부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으로 복무하던 중 44년 처음 낙하산을 탔다. 어뢰로 적함을 공격하는 뇌격기(雷擊機)에 탑승하고 있다 비행기가 일본군 포화에 격추당하자 낙하산을 타고 바다로 탈출했던 것. 뇌격기에 함께 탔던 2명은 숨졌으며 부시 혼자만 미국 잠수함에 구조됐다.

그는 당시 목숨을 건 탈출이 아닌 재미를 위해 언젠가 낙하산을 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97년 애리조나주에서 생애 두번째 점프에 성공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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