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엿보기]「불황뚫는 해결사」전쟁의 딴 얼굴

  • 입력 1999년 6월 13일 19시 53분


뉴딜정책이 미국을 대공황의 수렁에서 건졌다는 것은 100% 맞는 말이 아니다. 뉴딜정책이 일시적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나 대공황을 완전히 해결한 것은 제2차세계대전이었다.

뉴딜정책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는 37년 다시 침체기를 맞았다. 농촌의 구매력은 크게 떨어졌고 공업 생산성도 정체됐다. 38년 실업률은 대공황 극성기 수준인 19%로 뛰어올랐다.

이 무렵 ‘해결사’로 등장한 것이 2차대전이었다. 전쟁 중 미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불황기 때의 9배, 호황기 때의 4배를 기록했다.

훗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2차대전이야말로 뉴딜정책이 풀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2차 대전은 또 유럽국가 중 포연에 휩싸이지 않았던 스웨덴에도 엄청난 반사이익을 안겨 주었다.

전쟁은 통상 총수요 부족으로 남아도는 설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할 수 있도록 해 불황을 단숨에 해결한다.

일본 경제가 전후 폐허를 딛고 일어선 데는 한국전쟁이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며 베트남전은 한국 경제의 도약대가 됐다.얼마 전 끝난 코소보전쟁은 20세기 마지막 노다지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복구비용으로 최소 300억달러, 최대 10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주의는 진정 인간의 피를 먹고 사는 것일까.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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