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전야제와 개막식,준결승전 등이 열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주경기장은 한국 전통의 방패연과 소반의 모습을 담아내게 된다. 상공에서 내려다 볼 때 방패연의 모습을 띠게 될 지붕은 유리섬유의 일종인 반투명 테플론으로 만들어진다. 지붕을 16개의 기둥에 강철줄과 트러스로 고정시키고 지붕의 네귀퉁이는 한국 건물의 전통적인 처마선을 그대로 살린다.
전체 관중석의 94% 이상을 가릴 섬유지붕은 빛을 간접 투과시키기 때문에 은은한 분위기를 최대한 살릴 수 있다. 특히 야간 조명시 지붕이 빛을 머금게 돼 멀리서 보면 커다란 방패연이 두둥실 솟아오르는 모습이다.
내부 스탠드는 손님을 맞는 전통 소반 위에 풍요를 상징하는 팔각모반(과일접시)을 올려놓은 모양을 띠게 된다.
경기장 설계자 유춘수(柳春秀)씨는 “소반과 팔각모반은 우리네 고유의 정성과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동시에 월드컵을 구경하는 전세계 인류의 희망을 담아내는 ‘그릇’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6만5000여평의 부지에 6만3930석의 규모로 지어지는 월드컵주경기장은 축구경기에 적합하면서도 행사가 끝난 뒤 충분한 이용가치가 있게 만들어진다.
관중석과 경기장 사이의 거리가 10m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관중들은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또 프랑스 월드컵 생드니경기장보다 배나 많은 32대의 TV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어 선수 한명 한명의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게 된다. TV중계에 적합하도록 국제축구연맹(FIFA)기준치 1500룩스보다 높은 2000룩스의 조명을 유지하고 최첨단 스피커와 앰프 350여개가 설치된다.
월드컵이 끝난 뒤 이 경기장은 팝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복합공간으로 활용된다. 본부석 맞은 편 스탠드에 무대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돼있다. 관중석 밑의 공간 1만6000여평에는 초대형 할인점이 들어서 2002년말 입주하는 인근 상암동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쇼핑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무려 10개의 영화 상영관이 들어서고 수영장 골프연습장 스쿼시 헬스클럽 에어로빅 등 체육시설은 물론 각종 운동경기 용품을 판매하는 대규모 전문 매장도 들어선다.
문화센터 이벤트홀 식당가 우체국 은행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들어서게 된다.
이밖에 경기장 남쪽 입구 전면에는 건국 이후의 역사를 기록할 ‘역사의 벽’과 앞으로 50년간의 새로운 역사를 그릴 ‘미완의 벽’도 만들어진다. 현재 경기장의 공정률은 11%. 일본의 60∼70%에 비하면 상당히 늦은 편. 부지선정 작업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김효수(金孝洙)주경기장건설담당관은 “2001년 말까지 완공되도록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보·이명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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