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는 이날 서울 대학로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국에 돌아와 너무나 기쁘지만 마음 한편에는 뭔가 모를 두려움도 없지 않습니다. 긴 시간의 공백과 그 변화를 내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홍씨의 이번 귀국은 새 저서 ‘세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국은 남북을 가른다’(한겨레신문사)의 출판을 계기로 이뤄졌다. 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 간첩사건에 연루돼 프랑스에 망명한 홍씨는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87년 이미 만료되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고 이번에 귀국을 결심하게 된 것.
부인 박일선씨(51)와 함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홍씨는 유홍준영남대교수 등 지인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망명기간 많이 원망했지만 다 잊었습니다. 대신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 산과 들은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홍씨는 3주동안 머무르며 모교인 서울대에서 젊은이의 자아실현과 사회적 책무에 대한 강연(22일)을 하고, 광주 망월동 묘지도 참배(25일)할 예정.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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