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해태맨은 못말려』몸에 밴 위계질서

  • 입력 1999년 6월 14일 19시 21분


한국시리즈 9회 우승에 빛나는 프로야구 명문구단 해태는 ‘군기’가 세기로 유명하다.

선수단 내 ‘스타’는 없고 선후배를 따지는 ‘위계질서’만이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야구천재’ 이종범조차 입단 6년째 되는 98년 초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로 이적할 때까지 층층시하의 선배를 모셨다.

이런 전통 때문일까. 해태출신 이적선수들은 다른 팀에 가서도 군기반장 역할을 도맡으며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겨울 투수 권명철과 맞트레이드된 두산 외야수 최훈재(32). 내성적인 성격인 그는 직접 다그치기 보다는 묵묵히 맡은 일을 함으로써 후배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외유내강식 지도력이 강점.

이에 비해 97년 이적한 LG 투수 송유석(33)은 산적(?)같은 외모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 후배들은 그가 나타나면 쩔쩔 맨다. 하지만 의외로 따뜻하게 건네는 그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활짝 열게 된다.

해태시절 김일권 김성한으로 이어지는 ‘원조’ 군기반장을 지냈던 이순철(38)은 지난해 삼성으로 이적후 조용히 지내고 있지만 올해부터 코치를 맡아 ‘제2의 군기반장 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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