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황무지 속에 펼쳐진 좁은 길을 따라 산타페에서 차로 1시간 가량을 달리면 난데없이 큰 마을이 나타난다.
3400만평의 넓은 부지에 50개 기술단지를 품고 있는 로스앨라모스연구소(소장 존 브라운)는 지금도 미국 핵무기 개발 연구의 중심지다.
미국 에너지성 소속으로 7000여명의 과학기술자를 포함해 약 1만명 가량이 이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연간 예산 12억달러를 사용한다.
청소년 수련원이었다가 43년 3월 연구소가 문을 열 때 사무실로 사용된 기술1구역에는 50여년 전 통나무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서쪽에 새로 마련된 기술3구역에 소장실과 중앙컴퓨터실 물리화학실험실 등이 있으며 이밖에도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연구 개발하는 ‘플루토늄시설’, 핵연쇄반응을 실험하는 ‘파자리토 지구’, 핵에너지가 지구환경과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건강연구실’ 등이 있다.
‘맨해튼 프로젝트’의 최고 책임자였던 육군의 레슬리 그로브즈장군은 42년말 미국 각지의 연구소와 대학 등에서 진행되던 핵무기연구를 한군데로 집중할 필요를 느꼈다. 외딴 지역에 위치해 비밀 유지에 적합하고 근처에 핵실험을 할 넓은 사막이 있는 로스앨라모스가 부지로 선정됐고 곧이어 과학기술자와 군인, 그리고 그 가족들 수천명이 대거 이동해왔다.
당시 이 곳에 모인 과학자들의 연령은 20∼30세. 전기철조망으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이들은 여행은 물론 전화와 편지도 통제받으며 2년반을 살았다. 낚시나 근처 인디언마을과의 파티가 오락의 전부였다.
2차대전 후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생업으로 돌아갔으나 미 정부는 안보와 무기 연구를 위해 연구소를 존속시키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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