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북한에 대해 금강산 관광을 이유로 값비싼 달러를 주고 비료도 보내주고 있다. 어떻게든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겠다는 뜻에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북한의 대답은 우리 관할구역을 침범하고 먼저 우리를 향해 포를 쏘아대는 도발행위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계속해서 햇볕으로 북한을 감싸기만 할 것인지 묻고 싶다.
서해상의 교전상황은 한반도 평화를 깨는 불길한 굉음이다. 전세계에 이미 남북간 포격전이 타전됐다. 그 영향으로 한국으로 향하려는 외국 투자가와 제품 주문자들이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릴 지 모른다. 아직도 경제위기가 다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운 때 북한의 불장난을 철저히 봉쇄해두지 않은 업보라고 보아야 한다.
정부는 처음부터 안보문제에 단호하고 철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북측 도발을 불러들였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북측 경비정이 우리의 관할구역을 침범했는데도 꽃게잡이 어선 보호를 위한 ‘월선(越線)’이라고 보아주었다. 그것도 일과성 월선이라고 오판해 첫날인 7일엔 침범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정부의 태도는 어떻게든 햇볕정책에 흠이 가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서인지 엉거주춤했다. 이런 물렁한 안보대처가 북측의 총격도발을 불러온것은아닌지자성해야 한다. 이제 대북(對北)정책의 본질문제를 재검토할 때다.
북한이 햇볕정책의 실리만 취하면서 아무런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증거가 이번 교전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교전상황 직후 긴급히 열린 국가안보회의가 여전히 햇볕정책의 큰 틀을 고수하기로 했다는 것은 객관적 여건을 무시한 판단이다. 정부는 2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 차관급회담에서도 당초 계획대로 비료지원과 이산가족 찾기만 논의할 방침이라고 한다. 정부의 상황인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우려된다. 이번 교전으로 우리 장병 다수가 부상했다. 이런데도 북측 선제공격을 따지지 않고 비료주는 얘기만 한단 말인가. 북측은 언제 어디서 또 도발해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는 비료회담도 좋지만 우선 또 다른 침투나 군사도발이 없을지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
북한은 속셈이 무엇이든 그것을 군사적 모험주의로 얻어내려는 기도가 자멸을 빚어낼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의 군사도발은 동아시아 안정을 해친다는 점에서 그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도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당국은 알아야 한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