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南北交戰」 끝난게 아니다

  • 입력 1999년 6월 16일 19시 07분


북한 해군은 15일 서해의 교전에서 큰 피해를 보고 물러갔으나 아직은 우리가 경계심을 풀 때가 결코 아니다. 16일에도 북한 경비정들이 북방한계선(NLL)에 다가왔으며 그에 대응해 우리 공군의 전 비행단이 출격태세에 들어갔다. 긴장상태가 함정 대치보다 한 단계 더 높아진 것이다.

북한군은 그 속성으로 미루어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보이는 이번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재도발을 기도할 위험성이 높다. 우리 해군은 서해에서 십이분 임무를 완수했다. 오랜 기간 쌓아올린 전력증강 덕으로 장비도 북한보다 앞섰지만 젊은 장병들의 책임의식이 우리 관할구역을 지켜냈다. 무기면에서 상대가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북한은 ‘인간병기’라는 무장공비를 후방에 침투시킬 가능성도 있다. 전후방이 따로 없는 북측의 침투도발에 대처하기 위해 민관군 합동의 통합방위체제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NLL을 넘어 2차도발을 해 올 경우 상당한 준비를 갖추고 내려올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북측의 이번 공격은 NLL이 남북의 해상경계선으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분쟁화’ 기도이다. 앞으로 4자회담이나 남북당국간 회담이 시작되면 NLL과 관할구역을 놓고 협상하면서 무언가 대가를 요구하려는 술책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측이 NLL을 넘어 다시 도발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이 무엇을 원하든 군사적 수단으로 성취하려는 생각을 아예 갖지 못하도록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

더 이상의 무력충돌은 없어야겠지만 북한의 재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위기를 막아주는 것이 한미연합 동맹군의 힘이다. 16일 열린 한미군사위원회의(MCM)에서 공동대처하겠다는 방침이 천명됐지만 정부는 미군이 북한의 전쟁도발을 동결시키는데 실질적으로 나서도록 적극 요청해야 할 것이다. 북한지도부는 북한군이 재차 도발할 경우 미국과 일본내 강경파의 ‘대북 폭격론’까지 자극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햇볕정책의 타당성여부는 별개로 친다고 해도, 정부가 북한에 금강산 관광선과 비료운송선을 계속 보낸다는 것은 국민의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아닌가 여겨진다. 북측이 대북교류 관계자와 관광객들의 신변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우리측에 통보해왔다고는 하나 교전상대가 돼버린 북측의 말만 듣고 안전이 완전히 보장됐다고 믿어도 되는 것인가.

상황이 정리되고 북측과 정상적인 대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대북교류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만의 하나 불의의 사고가 날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소한 위기의식은 모든 국민이 공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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