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정보통신업체 컴팩코리아 직원들은 누구나 고객의 만족도에 대해 대단한 관심을 쏟는다. 미국 본사에서 ‘비밀리에’ 평가하는 ‘고객만족지수(CSI)’ 결과가 좋게 나와야 급여 인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컴팩은 96년부터 고객만족 정도를 수치화하는 ‘고객만족지수’를 도입했다. 지속적인 영업 확장에 필수적인 ‘고객만족’을 강조해왔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
현지법인이 있는 전세계 100개국 전문조사기관에 미국 본사가 직접 의뢰해 고객 설문조사를 실시하는데 현지법인에서는 ‘어느 기관이, 언제,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하는지’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조사회수가 연간 6회나 되기 때문에 고객만족을 늘 염두에 두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이렇게 산출된 고객만족지수가 현지법인별 보너스에 반영되기 때문에 ‘고객만족’이라는 단어를 대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달라진 것. 컴팩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만족지수 제도가 마치 조선시대 암행어사처럼 느껴진다”면서 “자신이 잘해야 전체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 공동운명체라는 의식도 한층 강화됐다”고 말했다.
컴팩코리아는 사이버공간에도 고객만족 보장제도를 마련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compaq.co.kr)에 ‘고객 만족을 위한 귀하의 고견’이라는 코너를 지난달 신설한 것.
실질적인 운영관리를 위해 고객 e메일에 접근 가능한 직원을 △최고책임자인 강성욱 사장 △전략기획실 담당 이사 △고객의견란 담당 부장 등 세사람으로 제한했다. 이들은 아무런 여과없이 고객 e메일을 검토한 뒤 해당 부서에 감사 e메일 발송 등을 지시하기 때문에 고객 의견이 상당부분 업무에 반영된다.
강사장은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노력 없이는 회사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제도 도입배경을 설명했다. 02―3771―2654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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