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 이렇게]「곽쥐의 재판」

  • 입력 1999년 6월 18일 19시 28분


▼「곽쥐의 재판」김병일 옮김, 오늘어린이▼

조선 시대에 쓰여진 고전문학 ‘서옥설(鼠獄設)’을 요즈음 어린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쳐 쓴 동화다. 나라에서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곡식을 훔쳐먹던 곽쥐가 결국 창고신에게 붙들려가 재판을 받게 된다. 죽음을 모면하기 위해 곽쥐는 공범이 있다며 거짓말을 한다. 거짓으로 하나 둘씩 둘러댄 동식물이 모두 58가지나 된다.

거짓말을 계속 열거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고 갈등요소가 빈약해서 읽기에 약간 지루할 수도 있다. 때문에 책읽기에 대한 동기부여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초등학교 3,4학년 교실수업에서 이 책을 통해 독서지도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먼저 책 목차를 보면서 모두 질문형태로 의문문을 만들어 적어보게 한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카드 58장을 준비하여 동식물 이름을 모두 적는다. 58장의 카드를 늘어놓고 모두 카드 주위에 둘러서서 분류작업을 한다. 다음에는 분류된 카드더미를 가져다가 대표 카드를 한 장 뽑는다.

예를 들어 두견새 꾀꼬리 솔개등 새 종류 카드에서는 ‘솔개’를, 육지동물카드에서는 ‘소’를 뽑는다. 그리고 상상의 동물 카드 가운데에서는 ‘용’을 대표로 뽑는다.

이젠 대표 카드의 역할을 할 사람(4,5명)을 선정하여 패널토의를 해보자. 책 168쪽에 나오는 ‘뭇짐승들의 마음이 하늘의 마음이라는 걸 명심하시오’라는 부분을 ‘용’의 역할을 맡은 사람이 읽고 그 의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먼저 말하면서 토의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토의를 보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도 갖는다.

그런 다음 곽쥐와 잘못된 판결을 내린 창고신을 어떻게 처벌해야 좋을지를 같은 방법으로 토의해 보자.

정태선(활동중심언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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