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시 황령터널 채권발행 인수 논란

  • 입력 1999년 6월 21일 02시 28분


2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부산시가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해 민자터널을 인수하려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황령터널 관리운영권 인수방안’에 대한 시민공청회를 열고 95년 ㈜대우가 개통한 부산진구 전포동∼남구 대연동간 황령터널(1.86㎞)의 관리권을 넘겨받기 위해 7백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대우측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금융기관 상환금이 937억원이나 남아 있는 황령터널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이자 등을 뺀 700억원에 이 터널을 사들여 직접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시민단체들은 “꼭 필요하지도 않은 터널을 다시 지방채를 발행해 매입, 시민부담을 가중시키려 하고 있다”며 “황령터널 매입은 특정업체에 혜택을 주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합 박재율사무처장은 “구덕터널을 비롯한 다른 민자터널은 그대로 둔 채 황령터널만 매입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빚어질 것”이라며 “부산시가 이 터널을 매입하면 단기부채 증가로 인한 재정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지하철과 광안대로 건설공사, 신호공단 조성사업 등으로 현재까지 2조7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황령터널을 700억원에 매입하면 투자비 상환기간이 당초 2021에서 2010년으로 10년 이상 단축되고 통행료 인상요인도 없어져 시민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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