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놓으면 값이 얼마나 오를 것인가’하는 종전의 투자기준은 요즘엔 적절치 않아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아파트값의 지속상승 추세가 멈춰선 것이 가장 큰 이유.
부동산전문가들은 그 대신 ‘원하는 때에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가’ ‘어느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값이 덜 떨어졌는가’를 아파트 선택요령으로 제시한다.
▽단지규모가 커야 좋다〓단지가 크면 사고팔 수 있는 아파트 평형의 종류와 물량이 많아 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도 늘 몰린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1000가구 이상을 A급, 500∼1000가구는 B급으로 분류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지역의 5000가구 이상 초대형 단지로 △목동 △가양동 주공 △상계동 주공 △압구정동 현대 한양 △올림픽선수촌 △동소문동 한신 한진 등을 꼽는다.
▽대중교통이 편리해야〓직장 출퇴근이 얼마나 쉬운가 하는 점은 여전히 아파트 선택의 주요한 요인의 하나. 대부분의 직장이 전철역세권에 있기 때문에 전철역이 가까운 아파트가 환금성도 낫다.
전철역이 가까우면서 올림픽도로나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도 쉽게 진입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인 셈.
▽교육여건을 감안하라〓취학자녀가 있는 주택수요자들은 학군을 따라 이사가는 경우가 많다. 이사철이 자녀들의 방학을 앞뒤로 둔 봄 가을에 집중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초중고교가 단지 인근에 골고루 배치된 곳이 좋다.
▽난방방식은 절약과 직결된다〓난방비는 관리비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폐열 등을 이용한 지역난방 단지가 자동차로 치면 경차를 사는 것처럼 난방(유지)비를 줄일 수 있다.
지역난방 단지는 난방비를 포함한 관리비가 △20평 10만원선 △27평 12만원선 △38평 15만원선 등으로 기름난방 단지보다 절반정도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
▽전세금이 높을수록 좋다〓전세금이 높다는 것은 임대수요가 그만큼 많아 거래도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를 떠안고 집을 사려는 수요자에게 아주 좋은 조건을 제공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매매가에 대비한 전세금 비율이 55%이상이면 좋고 30% 이하면 나쁘다고 본다. 대체로 대형아파트는 55% 이상, 소형아파트는 60% 이상이면 괜찮다는 것.
▽지명도가 높으면 값이 덜 떨어진다〓오랜 기간 거주해온 주민이 많아 바닥을 다진 단지는 값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게 상례. 반면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아파트가 많은 단지는 변동폭이 크다는 것.
업계에서는 특히 해당 단지를 대표하는 평형대를 고를 것을 권한다. 일반적으로 30평형대보다 50평형대가 가격 오르내림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동이면 로열층을〓일반적으로 고층아파트의 경우 로열층과 비로열층의 가격차가 13∼17%정도, 저층은 7∼10%정도 벌어지는 게 통례. 보통 로열층은 △10층규모는 7∼8층 △15층은 9∼12층 △20층은 14∼17층에 해당한다.
▽낮을수록 좋은 용적률〓대체로 용적률이 200% 안팎이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100% 정도라면 재건축을 할 때 수익성이 커진다. 용적률은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면 알 수 있으며 보통 △5층 이하를 저밀도 △10∼15층 중밀도 △16층 이상을 고밀도로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새 단지일수록 좋다〓지은 지 5년이내 단지는 대부분 지하 또는 지상에 1가구 1주차장을 확보하고 있고 내부시설이나 구조도 최신 감각에 맞게 나와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리모델링은 제값을 한다〓오래된 단지의 경우 같은 평형이라면 내부구조를 산뜻하게 개조한 아파트가 낫다. 구입할 때는 다소 비싸지만 되팔 때 훨씬 유리하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