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은 타고난 「홈런 달인」

  • 입력 1999년 6월 29일 19시 35분


프로야구 99시즌의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는 ‘이승엽(삼성·사진)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홈런을 추가할 수 있느냐’는 것. 29일 현재 이승엽은 시즌 34개로 지난해 우즈(두산)가 세운 한국프로야구 한시즌 최다홈런 기록인 42개에 불과 8개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잘나가고 있는 ‘라이언 킹’이승엽은 아직도 “우즈가 두렵다”고 말한다. 이미 14개나 앞서나가고 있는데 말이다.

올시즌 팀당 정규리그 132경기중 절반을 조금넘긴 71∼74경기에서 20개 이상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모두 7명.

이승엽을 필두로 해태 샌더스가 25개이며 로마이어(한화) 홍현우(해태) 이병규(LG)가 22개씩을 때려냈다. 호세(롯데)와 우즈가 각각 21개, 20개로 그 뒤에 있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 이들 거포들의 홈런 성향을 분석하면 이승엽이 왜 아직도 두려움을 떨쳐버리지 못하는지 알 수 있다. 홈런 평균비거리로 보면 120.00m를 날린 우즈가 최고. 뒤를 이어 스위치히터 호세도 119.52m를 날려 버렸다. 샌더스는 올시즌 유일하게 140m짜리 ‘자이언트홈런’을 두방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승엽은 평균 118.38m로 비거리만으로 따지면 5위. 하지만 그는 135m짜리 1개를 포함해 120m이상만 21개.

하지만 비거리가 힘을 말해준다면 홈런타자가 갖추어야할 ‘타격기술’에선 이승엽을 따를 선수가 없다.

이승엽의 홈런 분포를 보면 가운데가 11개로 가장 많고 왼쪽으로 8개 오른쪽으로 15개. 즉 자유자재로 끌어당기고 밀어치는 천재적 재능을 가졌다는 얘기다.

반면 홈런 2위 샌더스는 가운데가 4개, 오른쪽이 21개로 왼쪽으로 날아간 것은 하나도 없다. 철저하게 끌어당기기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손타자 로마이어도 전체 22개중 16개가 왼쪽이며 호세도 21개중 14개가 오른쪽. 우즈만이 가운데 5개, 왼쪽 8개, 오른쪽 7개로 부채꼴을 형성하고 있다.

장타력과 홈런분포. 이승엽이 우즈를 경계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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