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탈삼진 레이스가 그 어느해보다 뜨겁다.
지난해 탈삼진왕 이대진(183개·해태)과 박빙의 차이로 2위에 머문 박명환(181개·두산)의 부상으로 올들어 ‘무주공산’이 된 탈삼진 부문은 하룻밤 자고나면 순위가 바뀌는 치열한 삼파전 양상.
29일 현재 롯데 왼손 에이스 주형광이 107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현대의 오른손 정통파 듀엣 정민태(102개)와 김수경(101개)이 바짝 그 뒤를 쫓고 있다.
주형광은 95년 221개의 K를 그려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2위에 올랐던 베테랑. 이 부문 최고기록은 ‘닥터K’의 원조인 최동원(롯데)이 84년 기록한 223개다.
주형광은 올들어 팀이 양대리그 통틀어 최고승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는데 힘입어 부담없는 투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이점.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왼손타자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140㎞대의 왼손 강속구와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맞서는 정민태와 김수경은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주무기. 정민태는 이닝당 탈삼진율이 0.83개로 김수경(1.05개)이나 주형광(0.94개)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 그러나 국내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김재박감독의 전폭적인 신임 아래 선발출장 기회와 투구이닝이 많은 게 장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올해 탈삼진왕 후보 1순위로 꼽는 투수는 역시 김수경. 만 19세 10개월여에 불과한 그는 이닝당 탈삼진율에서도 보듯이 타자들이 상대하기 가장 힘든 투수로 꼽힌다. 시즌초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하지만 않았다면 주형광을 능가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평가.
한편 삼성 임창용은 마무리투수이면서도 78과 3분의1이닝을 던져 90개의 삼진을 잡아 4위에 랭크돼 눈길을 끈다.
150㎞대의 언더핸드스로 강속구를 구사하는 그는 이닝당 탈삼진율이 1.15개로 한화 마무리 구대성(1.13개)과 함께 탈삼진율 선두를 다투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