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정년퇴임한 서울시립아동병원 김인숙(金仁淑·60)원장은 2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 67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자혜의원을 개업했던 김원장이 80년 뒤늦게 보건소 의사로 변신한 것은 소아마비로 다섯살 때 숨진 그의 큰 딸 때문이었다.
“병원에 매달려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바람에 딸이 소아마비에 걸렸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딸이 숨진 뒤 한참을 방황하다 결국 병원을 정리하고 불우한 이웃과 장애인을 도우면서 살기로 결심했죠.”
그 후 김원장은 마포구 성북구 중구의 보건소를 돌며 고아와 혼자사는 노인, 장애아 치료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97년 시립아동병원장으로 부임한 뒤에도 매일 오전과 오후 한차례씩 병상을 돌며 직접 아동들을 보살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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