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아동병원 정년퇴임 김인숙원장

  • 입력 1999년 6월 30일 19시 59분


“소아마비로 숨진 큰 딸에게 조금이나마 빚을 갚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못다한 일이 너무 많아 아쉽기만 합니다.”

30일 정년퇴임한 서울시립아동병원 김인숙(金仁淑·60)원장은 2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하고 67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자혜의원을 개업했던 김원장이 80년 뒤늦게 보건소 의사로 변신한 것은 소아마비로 다섯살 때 숨진 그의 큰 딸 때문이었다.

“병원에 매달려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바람에 딸이 소아마비에 걸렸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딸이 숨진 뒤 한참을 방황하다 결국 병원을 정리하고 불우한 이웃과 장애인을 도우면서 살기로 결심했죠.”

그 후 김원장은 마포구 성북구 중구의 보건소를 돌며 고아와 혼자사는 노인, 장애아 치료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97년 시립아동병원장으로 부임한 뒤에도 매일 오전과 오후 한차례씩 병상을 돌며 직접 아동들을 보살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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