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 사이버혁명]전문가 2인 인터뷰

  • 입력 1999년 7월 1일 18시 33분


내년 미국대통령선거의 유권자는 2억명이 넘는다. 그러나 이중1억2000만명이 투표를 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은 이같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 또는 혐오의 시대를 변하게 할 것인가. 미국의 E―Politics 전문가 2명으로부터 이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인터넷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Alliance for Converging Technologies’의 돈 탭스콧 회장은 1일 특파원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인터넷은 그동안 TV가 능력보다는 이미지, 정책보다는 말솜씨, 공약보다는 선거전략 위주로 보도함으로써 정치에 미친 해악을 치유할 수 있다”고 잘라말했다.

탭스콧 회장은 “인터넷은 심층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유권자와 후보자 사이에서 쌍방향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선거과정은 물론 정부의 통치과정에도 국민을 단순한 납세자가 아니라 ‘주주(shareholder)’의 한 사람으로 참여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지워싱턴대에서 만난 ‘Democracy Online’ 프로젝트 책임자 마이클 콘필드 교수는 “E―Politics 시대엔 사안에 대한 보다 복잡하고 깊이있는 이해와 지식을 가진 후보자가 아니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콘필드교수의 Democracy Online 프로젝트는 올 가을에 선거를 실시하는 미국내 10개 도시를 선정, 인터넷이 선거와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이 TV를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TV는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 유권자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쏟아부을 수 있지만 인터넷은 유권자가 자발적으로 접속하기 전에는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콘필드 교수)

“한 후보가 인터넷을 중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후보에게 연쇄적 파급효과를 미치기 때문에 인터넷의 잠재력은 예단키 어렵다. 나는 내년 선거가 인터넷을 통해 민주주의가 다시 강화되는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탭스콧 회장)

이같은 추세라면 투표자체를 온라인으로 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전체 인구의 95%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 심각히 검토될 것으로 본다. 대략 5∼7년이 소요될 것이다.”(콘필드 교수)

콘필드교수는 처음 자동차가 발명됐을 때 사람들은 ‘말없는 마차(horseless carriage)’라고 부르다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동차(automobile)’로 부르기 시작했듯이 인터넷의 진보는 지금의 인터넷 자체에 대한 기억조차도 지워버릴 만큼 혁신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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