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같은 내용의 ‘피임기구 법안’을 이미 통과시킨 주는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버몬트 조지아 코네티컷 메인 하와이 네바다 등이다. 이밖에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6개주에서는 같은 내용의 법안이 상원과 하원중 한 군데에서 이미 통과된 상태다.
여성운동가들은 수십년 동안 여성용피임기구를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을 해왔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런데 비아그라가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되면서 여성들은 더욱 강력하게 주장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남성이 성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보험이 적용될 수 있다면 마땅히 여성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법안이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는 여성용피임기구는 피임약, 자궁내 삽입장치, 질정제, 장기적인 호르몬 치료제 노플랜트와 데포프로베라 등이다.
정치분석가들은 많은 주에서 피임기구법안이 이처럼 신속하게 통과되고 있는것은 비아그라의 등장뿐만 아니라 점점 강해지고 있는 여성들의 정치력에도 힘입은 바가 크다고 보고 있다. 러트거스 대학의 ‘미국여성과 정치센터’부소장 데비 월시는 여성의원들이 여성문제와 관련된 법안이 제출되면 당을 초월해 서로 협력하기 때문에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정치력은 특히 주의회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의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12.1%에 불과한데 비해 주의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22.3%이고 주의회에서는 당을 초월해 협력하는 것이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미국상원에 피임기구법안이 제출됐으나 연방정부 직원들에게만 이같은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의미가 축소되어 통과된 것을 들 수있다. 그러나 이 법안을 제출했던 올림피아 스노 상원의원은 최근 해리 레이드 상원의원과 함께 2주전 같은 법안을 다시 제출했다.
한편 주의회에서도 피임기구법안이 그리 쉽게 통과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여성의원의 비율이 40.8%로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워싱턴 주의회에서는 피임기구법안이 3월에 상원을 통과한 후 아직도 하원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