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공조가 한반도문제 해결에 절대적인 변수임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간에는 대북(對北)정책에 대한 시각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있는게 사실이다. 우리는 민족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는 반면 미국은 동북아 또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안보라는 측면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사견으로 문제가 축소되기는 했지만 서해교전을 ‘공해’상의 무력충돌이라는, 우리의 견해와는 상반된 미 국무부대변인의 논평도 나오는 것이다.
이같은 견해 차이를 헤집고 들어와 한미관계를 이간시키려는 북한의 기본 전략은 최근에도 거듭 확인되고 있다. 그들은 지난달에도 남북차관급회담과 북―미(北―美)고위급회담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게 해놓고 미국과의 회담에만 열성을 보이는 등 남북한 관계와 북―미관계를 의도적으로 대비시키려 했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이러한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전략이 만의 하나 한미 공조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한미 양국이 이처럼 두나라 사이를 파고 들려는 북한의 전략을 봉쇄하고 공조를 다지는 데는 정상회담이 어느 다른 외교 수단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이 최근 한반도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폭넓은 의견교환을 통해 대북정책을 점검하는 것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
제2차 남북차관급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어제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열리고 있지만 앞으로의 남북한 관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런 상태에서 북―미간에는 미사일 협상을 비롯한 양측간 접촉이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이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미국의 윌리엄 페리 대북조정관의 보고서도 곧 나오고 북한측 고위인사가 워싱턴을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김대통령의 이번 미국방문이 북한에 대한 워싱턴 정계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하면서 우리의 대북정책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그 외연을 넓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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