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구 60억명 시대]1초에 3명씩 증가

  • 입력 1999년 7월 4일 19시 48분


《지구촌 인구 60억명 돌파가 3개월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유엔은 성교육 강화와 산아제한 허용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11일의 ‘세계 인구의 날’을 전후해서는 각종 캠페인도 벌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세계 인구의 폭발적 증가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인가. 고갈되고 파괴돼 가는 식량 물 자원 환경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할 것인가. 이 지구적 과제의 실태와 대책을 6회 시리즈로 점검한다.》

세계 인구는 1초에 3명씩 늘어난다. 5명이 태어나고 2명이 죽는 것. 미국 인구통계국이 발표한 4일 0시 현재의 지구 인구는 59억9653만여명. 그래서 유엔은 10월12일에 60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구 인구가 50억명을 넘어선 것이 1987년 7월11일. 불과 12년여 만에 10억명이 또 늘어나는 것이다. 세계 인구가 10억명에서 20억명으로 느는 데 123년이나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최근의 인구증가 속도는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주 사흘 동안 열린 유엔 인구억제 특별총회에서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120억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2050년까지 세계 인구를 98억명으로 억제한다는 94년 카이로 인구회의의 결정은 너무 낙관적이었다. 200여년전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가 인구폭발에 따른 비극을 경고했을 당시의 세계 인구는 10억명이 채 안됐다. 인류는 비극의 도래를 알면서도 이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인구증가의 주범은 개발도상국. 21세기 중반까지 세계 인구증가의 98%가개도국에서일어날전망이다. 1990년 중반까지 세계 인구의 평균증가율은 연간 1.7%. 유럽 각국의 인구는 1년에 0.2∼0.3%씩 증가했으나 아프리카의 인구는3%씩늘었다.1950년 유럽 인구의 절반에 불과했던 아프리카 인구가 2025년경이면 유럽의 3배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1930년대 지구 인구의 35%를 차지했던 백인은 2020년경이면 열명중 한명꼴도 안될 전망이다. 유색인종이 압도적으로 많아진다.

여기에 가공할 정치적 함축이 숨어있다. 레바논의 유혈사태에는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의, 코소보 분쟁에는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의 인구비율 변화도 중요한 배경중 하나로 작용했다. 이번 유엔 인구억제 특별총회에서 선진국들이 개도국의 인구억제를 요구하자 일부 개도국이 의구심을 나타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개도국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좁게 보면 인구증가는 개도국과 선진국에 상이한 숙제를 안겨준다. 개도국들은 15세 미만의 어린이들을 먹이고 교육시켜야 할 부담이 커진다. 반대로 선진국들은 65세 이상 고령자들을 부양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늘어난다. 현재 아프리카의 고령인구는 전체의 3%선이지만 일부 선진국에서는 2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넓게 보면 인구증가는 지구적 과제가 된 지 오래다. 이미 지구는 과부하 상태다. 60억명을 먹여살리기 위해 땅에서 수확을 거두기 무섭게 다음 작물을 키워내야 한다. 지친 대지를 축여줄 물도 말라가고 있다. 자원도 고갈돼 간다. 인류에게 산소를 제공하는 숲도 급속도로 줄어든다. 아시아 원시림은 20세기 들어 절반으로 줄었다.

어떻게 하면 인구의 폭발적 증가를 억제하고 식량 물 자원 환경을 확보할 것인가. 이 지구적 과제를 인류는 21세기로 넘기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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