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전설적 테러리스트 「총」대신 「펜」잡다

  • 입력 1999년 7월 6일 19시 50분


영화로 만들어져 공전의 히트를 친 프레드릭 포사이드의 베스트셀러 소설 ‘자칼의 날’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전설적인 테러리스트 자칼(49)이 주간지 칼럼니스트로 변신했다.

현재 프랑스 라 상테 교도소 독방에서 복역 중인 자칼은 고향인 베네수엘라카라카스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라 라손’지에 ‘라 바스티야’(바스티유란 의미의 스페인어)란 제목의 고정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지는 4일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자칼은 예전의 강인함을 전혀 잃지 않았다”며 “그의 칼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서구 제국주의’”라고 전했다. 5월 게재된 첫 칼럼에서 자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 공습을 맹비난하고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을 극찬했다.

본명이 블라디미르 라미레스 산체스인 자칼은 프랑스 정보요원을 살해한 혐의로 94년 수단에서 프랑스 특공대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올해초 변호사를 통해 잡지 편집장에게 칼럼 기고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유한 변호사 집안에서 태어난 자칼은 열렬한 마르크스주의자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모스크바에서 공부했으며 70년대 ‘검은 9월단’과 ‘적군파’ 등 테러단체를 전전하며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지지했다. 그는 7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담장을 급습해 인질극을 벌이다 몸값 5000만달러를 챙겨 사라지면서 세계적인 테러리스트로 부상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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