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이적생 「희비 쌍곡선」…서정원등 부진

  • 입력 1999년 7월 7일 18시 30분


‘실력’인가, ‘궁합’인가.

올시즌 프로축구를 누구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맞았던 선수들이 있다. 바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적생들.

이들은 모두 친정팀에 대한 미련 못지않게 새각오를 다지며 그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막상 받아든 ‘성적표’는 각양각색.

전소속팀에서보다 뛰어난 활약을 해 단숨에 주전으로 도약한 선수가 있는가 하면 일부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 채 눈치만 늘어가고 있다.

새살림을 잘 꾸리고 있는 선수는 부천 SK의 박철과 김기남. 나란히 안양 LG에서 맞트레이드돼 온 이들은 팀 정규리그 정상고수의 주역으로 휘파람을 불고 있다.

조광래 안양 감독과 ‘궁합’이 안맞는다는 이유로 3월 상무에서 제대하자마자 방출됐던 스토퍼 박철은 정규리그 6경기에서 4골만을 내준 부천 ‘짠물 수비’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강철 이임생 등 부천의 간판 수비수가 대표팀에 차출된 사이 그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미드필더 김기남 역시 이을용이 대표팀에 차출돼 부상한 사이 주전에 발탁돼 3일 수원 삼성전에서 곽경근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옛 스승 이회택감독을 따라 포항 스틸러스에서 전남 드래곤즈로 적을 옮긴 최문식도 이적 성공담의 주인공.

대한화재컵 울산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골을 신고하며 팀의 홈 최다 연승을 이끌었던 그는 부상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 6경기에서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부천에서 안양으로 트레이드된 유상수와 박효빈은 암울한 처지. 박효빈은 아직까지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유상수는 교체선수에 그치고 있다.

수원 삼성 서정원도 뒤통수가 따갑기는 마찬가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팀에서 거액의 몸값을 받고 수원 유니폼을 입은 그는 3월28일 슈퍼컵대회에서 ‘날쌘돌이’의 진면목을 보였으나 이후 발끝이 얼어붙은 듯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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