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햄(27·미국)과 쑨원(26·중국).
제3회 미국여자월드컵축구대회 결승에 오른 양국의 간판 스트라이커가 11일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친다.
둘은 모두 웬만한 남자 선수를 능가하는 천부적인 골 감각을 갖춘 서구와 아시아 여자축구의 고수.
통산 기록은 ‘여자 호나우두’로 불리는 미아 햄이 앞선다. 그는 5월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172경기째인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108골을 기록, 은퇴한 엘리사베트 비그노토(이탈리아)가 세운 107골의 대기록을 경신했다. 사상 최연소인 15살 때 대표팀에 발탁돼 91년 제1회 중국여자월드컵에 이어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미국의 우승을 일궈냈다.
반면 팀내 통산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쑨원은 이번 대회서도 7골3도움을 기록하며 브라질의 시시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4월25일 포르투갈 친선대회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는 총알같은 슛으로 미국의 50경기 무패행진에 종지부를 찍어 ‘미국 킬러’로 명성을 드높였다.
미아 햄이 통쾌한 중거리슛과 폭발적인 돌파력이 장기라면 쑨원은 볼을 발끝에 달고다니는 드리블의 마술사. 둘은 플레이 스타일만큼이나 장외 활동도 뚜렷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미아 햄은 95년 결혼한 ‘군인의 아내’. 훈련이 없을 때는 남편 동료 부인들과 어울려 각종 군부대 행사에 솔선해서 나선다.
또 ‘미아 햄’재단을 만들어 환자 돕기 등 왕성한 사회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학생인 쑨원은 시와 팝송에 관심이 많은 문학 소녀. 그가 쓴 시 몇편은 신문에 실리기까지 했다. 대회기간 중엔 미국팬에 팝송 실력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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