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 스탠더드]연봉제 성공 미국계2社의 비결

  • 입력 1999년 7월 8일 19시 41분


연봉제 성공의 열쇠는 직원의 업무성과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확보하는 것이다. 인사고과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불신받기 시작하면 연봉제가 기존 연공서열에 의한 임금체계보다 나을 게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히려 개인의 열의를 잠식하고 팀워크를 깨버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미국의 기업은 구체적 수치와 투명한 절차로 분란의 소지를 없애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두 미국계 기업의 고과 방식을 알아본다.

▽한국 IBM〓부서장이 고과의 전권을 쥐고 있다. 연초에 직원별로 목표치를 정하고 연말부터 다음해 초까지 목표달성 여부를 점검한다. 목표와 결과가 매출액 수익액 등 눈에 띄는 수치로 나오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없다.

부서장은 11월경 ‘360도 평가’를 실시한다. 고과대상자의 팀장과 동료, 다른 팀원 등 6∼8명을 은밀히 불러 △시장 경쟁력 △업무수행 능력 △팀워크에 대해 점수를 매기도록 한다. 각 항목의 점수는 1 2 3 9 등 네 개. 점수는 낮을 수록 좋다. ‘최악 점수’가 9점이어서 한 항목이라도 이 점수를 받으면 전체점수가 뚝 떨어진다.

부서장은 목표달성 점수와 360도 평가 점수를 합산해 고과점수를 매긴다. 고과점수는 승진 임금 상여금 변동상여금의 기준. 변동상여금은 같은 직무 직급의 사원이라도 고과결과에 따라 2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농심켈로그〓이 회사는 미국 켈로그사의 한국지사. 농심켈로그는 개인 뿐만 아니라 지사도 A B C 등 세 등급으로 평가한다. 지사의 실적이 좋으면 본사의 ‘등급 분포표’에 따라 좋은 등급을 받는 직원이 많아진다.

켈로그사가 직원을 고과하는 구체적 방식은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다. 농심켈로그사에선 1차로 팀장이 평가하고 2차로 부서장이 평가하는 시스템. IBM과 마찬가지로 구체적 수치로 평가해 평가자의 주관을 되도록 배제한다. 본사에선 팀원들이 마주 앉아 토론하면서 서로의 점수를 매긴다.

‘오거니제이션 미팅’도 특색이다. 연말 각 부서장이 고과 결과와 승진 예정자에 대해 브리핑하고 다른 부서장의 동의를 구한다. 회의에선 차장급 이상의 ‘대기자’ 3명의 명단도 발표한다. 언제든지 빈 자리를 채울 인력이다. 스카우트 대상자가 포함될 수도 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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