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게 아니라 사흘 낮밤을 자지도, 먹지도 않고 700만달러(약 84억원)를 날린 ‘고래’도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바카라 게임에 고작 몇천 달러를 거는 외국인들은 잔챙이일 뿐이다. 한판에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를 거는통큰‘국산고래’들이야말로 경악할 만한 존재들이다. 한국의 한 언론계 주요인사(media mogul)는 310만달러의 노름빚을 지고 있다는 컴퓨터기록도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이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런 얘깃거리 제공자는 재미교포 로라최(44·여). 3년 전 도박빚을 받으러 서울에 왔다가 검찰에 구속된 적이 있는 바로 그 사람이다. 현지 카지노에 고용돼 공짜비행기표와 투숙권으로 한국 손님을 유치, 뒷돈을 대가며 영업실적을 올렸었다. 이제 카지노에서도 해고된 그가 왜 인터뷰를 통해 그런 추문을 흘렸을까 궁금하다.
▽어쨌거나 한국 졸부들의 주제와 분수를 모르는 ‘바보짓 행진’에 세계가 웃을 것만 같다. 외환위기에 허둥대던 한국과 코리안 도박 ‘고래’들. 그 기막힌 콘트라스트에 혀를 찰 것이다.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의 국민이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영화에나 나올 법한 큰 베팅을 일삼는다는 사실이 그럴듯하지 않는가. 우리는 그런 어글리 코리안들이 누구이며 국내에서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알고 싶다. 법은 지키고 세금은 제대로 냈는지도 의문이다.
〈김충식 논설위원〉sear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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