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크루즈 측은 자체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는데, 체포된 사람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여객선 업계 관계자들은 여객선이 아주 안전한 곳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실제로 여객선상에서 벌어지는 범죄에 대해서는 정확한 숫자가 밝혀지지 않았었다. 대부분의 대형 여객선들이 외국 선적으로 등록되어 있어 미국정부에 사건을 보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사건이 공해상에서 일어났을때에도 역시 여객선 회사들은 미국 정부에 대한 보고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
이번에 카니발 크루즈가 범죄 관련 서류를 공개하게 된 것도 이 회사에서 근무했던 한 여성이 지난해 8월 이 회사 소유인 이매지네이션 호에서 다른 선원에 의해 강간을 당했다면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카니발 크루즈 측은 이 서류에서 62건의 범죄가 일어난 날짜와 선박의 이름, 가해자의 직책 등을 밝히고 있는데 선실의 스튜어드와 요리사 보조에서부터 기술자와 경비대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책의 직원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되어 있다.
카니발 크루즈 측은 이 서류에서 피해자가 원할 경우 경찰 등 관련 기관에 사건을 신고했다고 밝혔으나 그동안 여객선에서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은 이와는 정반대의 주장을 펴왔다. 피해자들이 경찰이나 연방수사국(FBI)에 사건을 신고하는 것을 여객선 회사들이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카니발 크루즈를 비롯한 여러 여객선 회사들이 사건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면서 이들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고 비난을 해왔었다.이번에 카니발 크루즈가 서류를 공개하게 된 발단이 된 사건에서도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FBI 요원들이 출동했을 때는 이미 가해자가 해고를 당한 뒤 카니발 크루즈 직원들의 호위 하에 고향인 이탈리아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떠난 뒤였다. 그는 이후 연방 대배심에 의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아직도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다.
피해자의 변호사인 게리 팍스는 카니발 크루즈가 “지금까지 만난 상대 중 가장 불쾌하고 완고한 회사”라면서 피해자는 카니발 크루즈 소유의 모든 선박에 강간 탐지 설비가 갖춰지지 않는 한 절대로 회사측과 합의를 볼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