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회장이 이끄는 MS사의 주식 시가총액은 16일 5070억달러(약 599조원)를 기록, 단일기업으로는 최초로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9월 시가총액 1위 자리를 MS사에 내준 미국의 간판 제조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도 잭 웰치회장의 ‘스피드 경영’으로 그동안 주가가 올랐지만 MS와의 격차는 커지기만 한다. MS의 시가총액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인 96년 한국의 연간 국민총생산(GNP)보다 많다.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사장이 설립한 소프트뱅크도 기세를 올리고 있다. 불과 반년전 도쿄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의 주가는 주당 3만2300엔(16일 기준)으로 상장가(3700엔)의 8.7배로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3조4631억엔(약 34조원)으로 캐논 도시바 등 쟁쟁한 제조업체를 제치고 일본 20대기업으로 굳어지는 추세다.게이츠회장과 손사장은 공업화사회가 정보화사회로 바뀌는 시대적 조류를 남들보다 빨리 읽고 활용해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노동 토지 자본이라는 전통적 생산요소가 아닌 아이디어로 회사를 키웠다. 현재 44세인 게이츠는 20세, 42세인 손씨는 24세에 회사를 세웠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초 ‘21세기 승자의 조건’이란 특집기사에서 “공업력을 배경으로 하는 자본주의가 정보를 축으로 하는 신(新)자본주의로 옮겨가면서 규모가 아니라 지식집약도가 승자의 조건이 됐다”고 분석했다. MS와 소프트뱅크의 주가급등은 신자본주의 시대의 도래를 웅변으로 말해 주고 있다.
권순활<도쿄특파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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