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밀레니엄 베스트]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 입력 1999년 7월 20일 18시 41분


18세기 들어 새로운 원소들이 발견되면서 화학은 연금술의 뿌리에서 뻗어나와 제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735년부터 1826년 사이에 발견된 원소는 무려 40개나 된다.

이처럼 새로운 원소들이 발견됨에 따라 화학자들은 당연히 새로운 의문을 갖게 되었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원소 있을까. 이 원소들이 모두 어떤식으로든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원소들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까.

일부 원소 사이의 연관성은 쉽게 파악되었다. 염소 브로민 요드는 모두 색깔이 있고 휘발성이 강하며 다른 원소와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당연히 같은 그룹에 속할 것 같았다. 알칼리성 금속인 칼슘 스트론튬 바륨은 가볍고 무르며 물과 강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역시 한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그런데 1817년에 독일의 화학자인 요한 도베라이너가 알칼리성 금속의 원자량이 칼슘 스트론튬 바륨의 순으로 일정비율로 커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도베라이너의 발견으로 인해 화학자들은 원자량이 모든 원소의 기본적인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원자와 분자의 차이, 원자가(원자의 결합력)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혼란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같은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1860년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최초의 국제화학자모임이 열렸다. 여기서 스타니슬라오 카니차로가 증기의 밀도를 이용해서 원자량을 계산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제서야 정확한 원자량과 원자가를 가지고 원소들을 포괄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 이후 10년 동안 원소를 분류하는 방법이 6가지나 고안되었다. 이들은 모두 원소들 사이에 주기성이 존재함을 암시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멘델레예프의 방법이 가장 포괄적이고 대담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에 대한 상세한 예측이 곁들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위야 어찌됐든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는 여러번의 수정을 거쳐 1871년경에 지금과 같은 직사각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 표의 세로줄은 비슷한 반응성과 원자가를 지닌 원소들의 그룹을 나타내고 가로줄은 각원소의 속성이 갖고 있는 주기성을 나타낸다.

멘델레예프는 이 표의 빈자리 몇 군데를 ‘아직 발견되지 않은’원소의 몫으로 남겨두고 그때까지 발견된 원소의 속성과 그룹의 특징을 바탕으로 앞으로 발견될 원소의 특징을 자세하게 예측했다. 그리고 그의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예를 들어 그는 세번째 그룹의 알루미늄 다음에 올 원소가 금속으로, 밀도는 6.0, 원자량은 68일 것이라고 자신있게 예측했는데 4년 후인 1875년에 그가 예측한 대로의 원소, 즉 갈륨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얼마후 스칸듐과 게르마늄이 발견되었을 때도 그의 예측이 정확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필자:올리버 삭스〓과학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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