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리가 살고 있는 로슬린 연구소의 양 우리를 기자가 방문했을 때 돌리는 조용히 되새김질에 열중하고 있는 다른 양들과 달리 거의 쉴새없이 계속 울어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돌리가 특별히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돌리는 기자를 무서워하거나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속에 들어와 사진을 찍는 기자를 응시하며 멋진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기자를 안내했던 연구소의 해리 그리핀 부소장은 “태어났을 때부터 돌리는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자라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반긴다”고 설명했다.
돌리는 올 3월에 태어나 아직 이름도 붙여지지 않은 세 마리의 어린 새끼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아직도 돌리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은 탓인지 스코틀랜드의 한 잡지사에서 기자가 찾아와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지만 돌리는 전혀 당황해하는 기색이 없다.
하지만 돌리가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들이 돌리의 세포조직을 검사한 결과 세포의 수명을 조절하는 DNA의 첨단부가 같은 또래의 양들에 비해 훨씬 짧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첨단부가 짧아지면 돌리는 단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연구팀들은 이같은 현상이 돌리가 6세된 어른양을 복제해 탄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리핀 부소장은 “다른 양들에 비해 돌리의 DNA 첨단부가 20% 정도 짧은 게 사실”이라며 “이것이 돌리의 노화(老化)와 실제로 관련이 있는지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리핀 부소장은 기자가 ‘인간복제’라는 말을 꺼내자 무슨 질문인지 알겠다는 듯 빙그레 웃었다.
그는 “인간복제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라며 “연구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는 상업적인 회사들도 인간복제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슬린〓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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