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상공에서 내려다 보면 전주 월드컵경기장은 옛 선비들의 여유와 멋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의 대표적 특산품인 합죽선의 이미지를 나타낸다.
부채 모양으로 접힌 지붕은 네 귀퉁이에 위치한 거대한 쇠기둥과 여기에서 흘러내린 12개의 쇠줄로 지지된다. 쇠기둥은 마을 어귀에 세워져 주민들의 성공과 풍년을 기원하는 장대인 솟대를, 쇠줄은 ‘소리의 고장’인 전주의 가야금 12현을 각각 의미하는 것이다. 호남고속도로 전주인터체인지 부근에 건설중인 이 경기장의 현재 공정률은 10%선.
올 2월 초에 착공된 이후 부지정리와 파일공사를 마치고 현재 골조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01년 9월 완공 예정.
이 경기장의 대표적 특징 중의 하나는 자연 하천을 경기장 건립에 그대로 활용한 점이다.
경기장 부지를 관통하는 조촌천을 그대로 살려 경기장 외곽을 돌아 흐르게 하고 관객들이 이 하천 위에 설치되는 교량을 건너 경기장에 입장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음력 정월대보름날 교량을 밟으면 1년간 다리에 병이 나지 않는다는 전래행사인 답교(踏橋)놀이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또 전주시는 경기장 옆에 월드컵 기념공원으로 6개의 주제를 가진 공간을 각각 조성키로 했다.
주제공간은 민속공연장 난장 놀이마당 환경물놀이장 풍경원 민속놀이터 등으로 돼 있다. 이밖에 경기장 입구인 ‘만남의 광장’에서 상징조형물 상징문 연결다리 경기장 등을 일직선상에 배치해 전통에서 출발해 21세기에 이르는 상징성을 보여준다.
전주 월드컵경기장은 부지면적이 도로와 광장을 포함해 17만여평으로 다른 국내 월드컵경기장 보다 넓다.
지하 1층 지상 6층의 축구전용경기장으로 4만2491석 규모에 4050대 규모의 주차장이 들어선다. 시는 경기장을 완공한 뒤 사전점검을 위해 국제 규모의 축구대회를 열 계획이다.
시는 월드컵경기가 끝나면 이 경기장을 대형 할인매장과 예식장 이벤트홀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시공업체인 성원건설 김정문(金正文)현장소장은 “전주의 전통적 이미지와 현대적 기술이 결합된 쾌적하고 안전한 경기장을 건립해 기존 ‘전주 8경(景)’에 한가지를 더한 ‘전주 9경’을 만든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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